신축년(辛丑年) 제6기(第六氣)는 2021년 11월 22일 소설(小雪)부터 2022년 1월 19일 대한(大寒) 전날까지다. 1월 19일이 양력으로는 2022년이지만 음력으로는 아직 해가 넘어가지 않은 신축년이고, 임인년(壬寅年)은 2022년 2월 1일부터 시작된다.
병년(丙年)과 신년(辛年)은 천공으로부터 지구로 영향을 주는 오운(五運) 중 수운(水運)이 대표하고 [대운(大運)], 축년(丑年)과 미년(未年)은 태양 지구 달의 영향으로 지구의 대기권에 나타나는 육기(六氣) 중 태음습토(太陰濕土)가 대표로 [사천(司天)] 대운을 맞이한다. 토극수(土克水)로 사천이 대운을 물리치므로 신축년 제6기는 주기(主氣)와 객기(客氣)의 상호관계 및 사천(司天, 제3객기)과 재천(在泉, 제6객기)의 관계만 살피면 된다.
표에 나타나듯이 신축년 제6기의 주기가 태양한수이고 객기도 태양한수이다. 사천은 태음습토이고 재천은 태양한수이다. 사천이 한 해를 주관하지만, 계절이 순환하려면 이 사천을 억제하여 순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재천이다. 그래서 사천은 주로 상반기를 주관하게 되고, 재천은 하반기를 주관하게 된다.
이상의 기본 지식을 지니고 신축년 제6기에 대한 『황제내경』의 원문과 한글 의역은 다음과 같다.
終之氣 寒大擧 濕大化 霜乃積 陰乃凝 水堅氷 陽光不治
평년과 비교해 상반기는 습하고 하반기는 추운 해인 축년(丑年)과 미년(未年)의 제6기 소설(小雪)~대한(大寒) 전날은 주기(主氣)와 객기(客氣)가 모두 춥습니다. 게다가 이 해의 재천(在泉)이기도 한 제6객기는 하반기 내내 영향을 끼치다가 제6기에 이르러서는 그 강도가 최고에 이르므로 극심한 추위가 몰려오고 사천(司天)의 습기와 어우러져 그야말로 엄동설한(嚴冬雪寒)이 됩니다. 서리가 쌓여 얼음이 되고 먹장구름이 잔뜩 끼어 있으면서 물은 흐르지 못해 얼음이 되지만 햇볕은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할 정도로 추워집니다.
感于寒 則病人關節禁固 腰脽痛, 寒濕推于氣交而爲疾也
평년 보다 상반기는 습하고 하반기는 추운 해인 축년(丑年)과 미년(未年)의 제6기에 찾아오는 강추위로 인체에 병이 들면 관절이 뻣뻣하여 움직이기 힘들고 허리와 꼬리뼈가 아픕니다. 이는 인체에 스며든 재천(在泉)의 냉기(冷氣)와 사천(司天) 습기(濕氣)가 서로 어우러진 한습(寒濕)이 질병을 일으킨 것입니다.
사천(司天)이 습기(濕氣)일 때 이로 인하여 인체가 병들면 골통(骨痛) 음비(陰痺) 요척통(腰脊痛)이 발생한다고 하였는데, 골통 음비란 뼈마디가 아프되 그 병인이 내부 깊숙한 신(腎)에 있음으로 손으로 눌러도 구체적인 부위를 찾을 수 없는 것을 말하고, 요척통 역시 신(腎)이 손상되어 요추 및 그 부근이 아픈 병증을 말한다. 즉, 비록 질병을 일으키는 물질은 습기이지만 습기로 인하여 힘을 잃는 신(腎)에 병이 든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제6기는 한겨울로서 신(腎)이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는 계절이므로 결국 습기와 냉기가 결합하면 신병(腎病)이 더욱 현저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치료원칙
습기로 병이 들면 맛이 쓰고 성질이 뜨거운 재료로 다스리고, 냉기로 병이 들면 맛이 맵고 성질이 뜨거운 재료로 인체의 균형을 맞추라 하였는데, 제6기는 냉기가 극도로 강해지는 시기이므로 맛이 맵고 성질이 뜨거운 재료를 주재료로 하고 습을 다스리는 쓴맛을 보조재료로 하며 짠맛으로써 주재료의 지나침을 견제하여 균형을 유지한다.
* 출전(出典): 『황제내경(黃帝內經)』ㆍ<지진요대론(至眞要大論)>; 濕淫所勝 平以苦熱 佐以酸辛 … 寒淫所勝 平以辛熱 佐以甘苦 以鹹瀉之.
이상의 조건들을 만족하는 고조리서의 음식들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① 『시의전서』 갓채, 생강편, 세파강회
② 『임원십육지』 법제강방, 전약방
③ 『증보산림경제』 산갓김치
④ 『규합총서』 산갓침채
⑤ 『궁중음식』 파전, 풋고추전, 풋고추조리개
음식처방
<의방유취 식치 국역편> 중 처방 번호 112 자소죽, 129 양척골갱, 132 계심주죽을 소개한다.
1. 자소죽(紫蘇粥)
노인이 냉기로 심통(心痛)이 있고 배척(背脊)까지 당기며,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을 치료한다. 자소자(紫蘇子) 3홉을 볶은 다음 미세한 가루로 만든다. 청량미 4홉을 인다. 죽을 쑤다가 익을 무렵 자소자 가루를 타서 빈속에 먹는다.
노인은 신허자(腎虛者)로 바꾸어 생각해도 된다. 청량미는 좁쌀(조)로 대용하면 된다. 신(腎)의 냉병은 주로 뼈마디가 아프되 부위를 정확히 모르거나 요추가 아픈데, 이 경우는 위장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명치 아래뿐만 아니라 배척통(背脊痛)까지 발생하는 것이다.
신의 냉기를 우선으로 치료해야 하므로 맵고 따뜻한 자소자와 신(腎)의 곡식인 좁쌀을 합하여 죽을 쑨 것이다. 좁쌀은 달고 짜며 익신(益腎)한다. 만일 쓴맛을 곁들이기 바란다면, 좁쌀은 묵히면 점차 고미가 곁들여지므로 약간 묵힌 좁쌀을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일 수가 있다. 그러나 너무 오래 묵힌 것은 쓴맛만 강해지며 성질이 차갑게 변하므로, 신축년 제6기 음식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또한, 자소자는 파징결(破癥結)하므로 신의 냉기로 인한 징결(癥結)을 제거할 수도 있다. 본 방의 군(君)은 자소자이고, 좁쌀(조)은 신(腎)으로 끌고 들어가는 사(使)이다.
2. 양척골갱(羊脊骨羹)
신장(腎臟)이 풍냉(風冷)을 받아 허리와 다리가 아파서 돌리지 못하는 것을 치료한다. 양척골(羊脊骨) 1개를 두들겨 부순 다음 물 7사발을 붓고 4사발이 되도록 달여서 뼈는 걸러내고 2사발씩 담아둔다. 총백(蔥白) 4줌 잔뿌리를 제거하고 썰어서 2줌씩 나누어 놓는다. 멥쌀 4홉을 2홉씩 나누어 놓는다. 후추, 소금, 간장 적당량. 매번 뼈 국물 2사발에 멥쌀 2홉, 총백 2줌, 적당량의 소금과 간장을 넣고 진한 수프를 만들어 후추를 타서 공복에 먹는다.
양의 뼈 중에 척골(脊骨)은 성질이 가장 덥고 신(腎)을 보익(補益) 하는 효과가 가장 크다. 후추를 타서 먹으면 냉기를 없애는 효과가 더 커진다. 소금과 간장은 간을 맞추기 위해서도 타야 하지만 인경(引經) 작용도 겸하게 된다.
3. 계심주죽(桂心酒粥)
신장이 허냉(虛冷)하여 허리와 다리가 참을 수 없이 아픈 것을 치료한다. 계심(桂心) 반 냥(18.75g)을 가루로 만든다. 계피의 코르크층을 제거하면 계심이다. 마시기 좋은 술 1되. 따뜻하게 덥힌 술에 계심 가루를 타고 죽에 타서 빈속에 두 번 나누어 복용한다.
© 안문생 박사의 약선설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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